들어가며
제강 현장에서 조업에 대한 평가지표는 전력 원단위(kWh/T) 하나로 갈립니다. 쇳물 1톤을 만드는 데 전기를 얼마나 썼는가입니다. 같은 설비, 같은 강종이라도 이 값은 조업마다 다르고, 그 차이가 곧 원가입니다.
저희는 이 지표에 푸셔 동작이 걸려 있다는 것을 데이터에서 확인했고, 그 시점을 5초 먼저 알리는 예측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입니다. 왜 푸셔였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 푸셔가 하는 일
설비 구조는 세 가지만 알면 됩니다.

그림 1. 전기로 · 샤프트 · 푸셔
고철은 샤프트를 따라 아래로 내려옵니다. 이 고철을 전기로 안으로 밀어 넣는 장치가 푸셔이고, 이 동작이 곧 장입입니다.
푸셔 동작에는 정해진 스케줄이 없습니다. 로 안의 상태와 용해 진행 정도를 보고 조업자가 그때그때 판단해 조작합니다. 숙련도에 따라 시점과 횟수가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2. 왜 푸셔 동작을 예측하는가
여기가 이 과제의 출발점입니다.
조업 137회의 푸셔 동작 횟수를 세고, 같은 조업의 전력 원단위와 나란히 놓아 봤습니다.

그림 2. 조업 1회당 푸셔 동작 횟수와 전력 원단위의 관계
푸셔를 많이 쓴 조업일수록 전력 원단위가 높습니다. 순위 상관 0.54입니다. 조업 조건이 여러 갈래로 섞이는 공정 데이터에서 단일 조작 변수 하나가 이만큼의 관계를 보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동작 횟수로 3등분해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 그룹 | 평균 동작 횟수 | 조업 수 | 전력 원단위 |
|---|---|---|---|
| 적음 | 13.8회 | 60 | 기준 |
| 보통 | 16.5회 | 46 | +5.0% |
| 많음 | 19.2회 | 31 | +7.6% |
원단위는 고객사 조업 지표이므로 절대값 대신 상대 비교로 표시했습니다.
인과의 방향은 단정하지 않습니다. 푸셔를 많이 써서 전력이 더 들었을 수도 있고, 장입이 까다로운 조업이라 푸셔도 전력도 함께 늘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푸셔 동작은 조업 효율과 같이 움직이는 사건이고, 지금은 그 시점이 전적으로 조업자의 감에 맡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예측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동작 시점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조업자는 판단할 시간을 벌고 관리자는 조업 간 편차를 볼 근거를 얻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예측 대상 | 푸셔 동작 여부 |
| 예측 시차 | 5초 선행 |
| 데이터 주기 | 1초 |
| 모델 | XGBoost 이진 분류 |
5초인 이유는 조업자가 알림을 보고, 판단하고, 조작하기까지 필요한 최소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짧으면 알려 줘도 대응할 수 없고, 길수록 예측 난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3. 정답부터 만들어야 했습니다
모델을 만들기 전에 걸린 지점이 있습니다. 데이터에 "동작했다"는 기록이 없었습니다. 있는 것은 푸셔의 물리 위치 실측치(PV) 하나뿐이었습니다.
3.1 위치 값을 시간축에 그려 보았습니다

그림 3. 조업 1회 동안의 푸셔 위치 실측값
세 가지가 눈에 보입니다.
첫째, 대부분의 시간은 바닥에 붙어 있습니다.
둘째, 동작하면 한 번에 끝까지 갑니다. (b)의 확대를 보면 값이 올라가기 시작한 뒤 최고점(1,734)까지 도달했다가 곧바로 대기 위치로 복귀합니다. 중간에 멈추거나 되돌아오는 구간이 없습니다.
셋째, 간격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이 조업에서는 17번 동작했는데 어느 구간에는 몰려 있고 어느 구간에는 500초 넘게 비어 있습니다.
3.2 그래서 예측 대상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둘째 관찰이 문제 정의를 결정했습니다.
맞히려는 것은 "지금 밀 것인가 말 것인가" 입니다. 그런데 위 파형에서 값이 올라가기 시작한 순간 이후는 이미 결정이 끝난 구간입니다. 조업자가 조작을 마쳤고, 푸셔는 정해진 행정을 따라 갔다 돌아올 뿐입니다.
그 구간을 예측 대상에 포함하면 모델은 "이미 움직이는 중"을 "곧 움직인다"로 맞히게 됩니다. 숫자는 좋아지지만 알려줄 가치는 없습니다.
따라서 위치 값을 연속량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깊이 밀었는지는 조작 이후에 설비가 정하는 값이라 예측할 대상이 아닙니다. 기준값을 넘는 구간을 하나의 「동작 중」 상태로 묶는 이진 변환을 적용해, 모델이 행정의 모양을 따라 그리는 대신 조작이 있었는가만 맞히도록 했습니다.
3.3 기준값을 어디에 둬도 결과가 같습니다
기준값을 임의로 정하면 정답 전체가 임의가 됩니다. 그래서 전체 표본의 값 분포를 확인했습니다.

그림 4. 위치 값이 기록된 표본 379,779개의 분포 (세로축 로그)
(a)에서 기준선을 사이에 두고 빈도가 네 자릿수 차이로 꺾입니다.
| 구간 | 비율 |
|---|---|
| 5 이하 (대기) | 78.8% |
| 5 초과 ~ 10 이하 | 0.07% |
| 10 초과 (동작) | 21.2% |
두 덩어리 사이가 비어 있습니다. 기준을 5로 두든 10으로 두든 50으로 두든 같은 답이 나옵니다. 대기 위치는 1~3에 몰려 있고, 한 번 움직이면 수백에서 1,797까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료에서 부수적으로 확인한 값들입니다. 현장 성능을 집계할 때 "동작 1회"의 경계를 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 항목 | 실측 |
|---|---|
| 동작 1회 지속 시간 | 중앙값 33초 |
| 조업 1회당 동작 횟수 | 중앙값 16회 (9~24) |
| 전체 동작 구간 | 2,167회 |
3.4 조업 경계에서 정답이 오염됩니다
5초 뒤를 예측하려면 각 시점에 5초 뒤의 정답 을 붙여야 합니다. shift(-5) 연산입니다.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데이터 전체에 그대로 걸면 한 조업의 마지막 5초에는 다음 조업의 값이 딸려 들어옵니다.
그림 5. 조업 경계에서 정답을 만들 때의 함정
두 조업 사이에는 배출과 재장입이 끼어 있어 물리적 연속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도 "5초 뒤 푸셔가 움직인다"는 정답이 붙습니다.
이 오류는 예외를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학습은 정상적으로 끝나고 성능 지표도 그럴듯하게 나옵니다. 저희가 가장 경계하는 유형 — "조용히 틀리는 실패" — 의 전형입니다.
대응은 단순합니다. shift() 를 조업 그룹 내부에서만 수행하고, 각 조업의 마지막 5초는 학습에서 제외합니다. 시차 파생 변수(lag, diff, rolling)도 전부 같은 규칙을 따릅니다.
4. 학습에 쓸 데이터를 골랐습니다
원천 데이터는 1초 주기 조업 로그입니다. 겉보기에는 하나의 큰 테이블이지만, 실제로는 조건이 다른 여러 종류의 조업이 섞여 있었습니다.
4.1 조업 조건이 다르면 다른 데이터입니다
같은 설비에서 여러 강종이 생산되고, 강종이 달라지면 전력 투입 곡선과 장입 시점·횟수가 달라집니다. 조업팀에 따라서도 방식이 다릅니다. 팀별·성과 구간별로 집계해 보면 전력 원단위와 조업 시간에서 두 자릿수 퍼센트의 편차가 나타납니다.
섞어서 학습하면 모델은 "장입 시점을 결정하는 조건"이 아니라 "여러 조업 습관의 평균" 을 배웁니다. 그래서 단일 강종 · 단일 조업팀 · 연속조업이라는 하나의 조건으로 학습 대상을 좁혔습니다.
4.2 쓸 수 있는 조업만 남겼습니다
1회 조업 시간이 기준 이하인 연속조업 163회를 뽑고, 그중 26회를 격리했습니다. 물리 데이터 로거의 기록이 누락된 구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측을 채워 넣지 않고 조업 단위로 통째로 제외했습니다. 시계열 파생 변수를 만들 때 결측이 섞이면 오류는 나지 않은 채 값만 틀어집니다.
최종 학습 데이터는 조업 137회 · 380,717행 · 228개 원시 변수입니다.
4.3 변수 228개에서 131개로
그림 6. 학습에 쓸 변수만 남기기
| 단계 | 제거 | 잔여 | 판단 근거 |
|---|---|---|---|
| 원시 설명변수 | — | 228 | |
| 완전 상수 제거 | 56 | 172 | 조업 기간 내내 값이 변하지 않음 |
| 다중공선성 제거 | 19 | 153 | Spearman 상관 0.95 이상 그룹에서 예측력이 낮은 쪽 |
| 저분산 제거 | 1 | 152 | 전환 구간 ±30초 내 표준편차 1e-5 미만 |
| 누출 변수 제거 | 3 | 149 | 미래 상태를 직접 묘사하는 변수 |
| 중요도 하위 제거 | 3 | 146 | 중요도 · 상호정보량 기준 |
| 메타데이터 · 미래 시점 타깃 분리 | 15 | 131 | 설명변수가 아닌 컬럼 |
상수 컬럼 56개의 정체가 흥미롭습니다. 대부분은 설비에 등록되어 있으나 해당 기간에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고철 종류였습니다. 값이 전부 0입니다. 데이터 품질 문제가 아니라 조업 실태의 반영입니다.
5. 성능을 올려 주지만 쓰지 않은 변수
변수 중요도를 뽑으면 최상위를 차지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푸셔를 움직이는 대차의 유압입니다.
그림 7. 대차 유압을 넣었을 때와 뺐을 때의 F1
포함하면 F1이 0.86, 배제하면 0.60까지 떨어집니다. 모델링 관점에서만 보면 버릴 이유가 없는 변수입니다. 그런데 현장 확인 과정에서 성격이 드러났습니다.
유압은 조업자가 조작해야 올라가는 값이었습니다.
그림 8. 조업 인과 순서와 예측 인자의 자리
유압이 올라간 시점은 조업자가 이미 판단을 끝내고 조작한 이후입니다. 3.2에서 위치 값이 올라가기 시작한 구간을 정답에서 뺀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이 값을 읽어 "5초 뒤 푸셔가 움직입니다"라고 알려주는 것은, 조업자에게 자기가 방금 한 조작을 되읽어 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이던스의 존재 이유는 조업자가 아직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데 있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푸셔의 위치·압력, 게이트 개폐 등 조작의 결과로 값이 변하는 변수를 전량 배제했습니다.
판단 근거는 저희 추정이 아닙니다. 고객사 도메인 담당자가 작성한 변수 분류표를 확보해, 설비에 등록된 214개 변수가 각각 어느 범주에 속하는지 확인한 뒤 적용했습니다. 「조작의 결과로 변하는 값」과 「조작과 무관하게 변하는 값」의 구분은 데이터만 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유압을 빼면 다른 변수가 대신하지 않을까"도 확인했습니다. 변수를 30개부터 5개까지 줄여가며 조합을 바꿔 봤지만 F1 0.60이 천장이었습니다. 그 변수가 뛰어난 예측 인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정답과 거의 같은 정보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합니다.
6. 지금까지 만든 것
| 구성 | 상태 |
|---|---|
| 정답 정의 · 검증 | 완료 — 위치 파형과 분포로 근거 확보 |
| 학습 데이터 파이프라인 | 완료 — 조업 단위 분리, 경계 처리 포함 |
| 변수 선정 기준 | 완료 — 도메인 분류표 반영 |
| 예측 모델 | F1 0.60 |
| 오경보 집계 구조 | 설계 완료 |
| 선행 지표 확장 | 연구 중 |
오경보 집계를 따로 설계한 이유가 있습니다. F1은 정밀도와 재현율을 하나로 합친 값이라, 같은 0.60이라도 자주 울리지만 잘 맞히는 모델과 가끔 울리지만 자주 놓치는 모델이 모두 나올 수 있습니다. 현장 수용을 가르는 것은 헛울림이 시간당 몇 번인가인데 F1은 그 답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확도보다 허용 오경보율을 상위 요구사항으로 두고, 놓친 횟수와 헛울린 횟수를 현장에서 계속 집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3.3에서 확인한 "동작 1회 중앙값 33초"가 집계 단위의 기준이 됩니다.
선행 지표를 넓히는 중입니다
5장의 기준을 통과하는 변수, 즉 조업자가 조작하기 전에 변하면서 조업 상태를 반영하는 값이 더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건 데이터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정 자체를 더 알아보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현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푸셔로 장입해야 할 시점이 되면 소리가 달라진다. 조업자들이 그 소리를 참고해 판단한다.
조업자가 듣고 나서 조작하는 값입니다. 유압과 정반대 자리에 있고, 배제 기준을 통과하는 몇 안 되는 후보입니다.
현재 소음 센서 설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집한 소음과 푸셔 동작 사이의 관계를 규명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7. 맺음
이 과제에서 가장 오래 걸린 일은 모델을 고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푸셔 동작이 왜 볼 만한 대상인지 데이터로 확인하고, 그 동작을 어떻게 정의할지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 조업 137회에서 푸셔 동작 횟수와 전력 원단위의 관계를 확인해 과제의 근거를 세웠습니다
- 위치 파형을 그려 예측 대상의 경계를 정하고, 값 분포로 그 기준이 임의가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 조업 경계에서 정답이 오염되는 지점을 찾아 차단했습니다
- 성능을 크게 올려 주는 변수라도 현장에서 의미가 없으면 걷어냈습니다
아이티브에이아이는 모델 개발과 현장 시스템 구축을 함께 수행합니다. 학습 파이프라인부터 설비 연동, 현장 데이터 수집, 운영 화면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하기 때문에 "실험실에서는 잘 되는데 현장에서는 안 되는" 구간을 만들지 않습니다.
제조 현장의 예측 과제를 검토 중이시라면 언제든 문의해 주세요.
본 사례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입니다. 기재된 성능 수치는 특정 조건에서 측정된 중간 결과이며 최종 배포 모델의 성능이 아닙니다. 고객사와 설비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